경기호연뉴스 민선기 기자 | 한화이글스 등 야구경기 입장권이 한 매당 99만 원에 판매 게시되고, 가수 지드래곤 콘서트의 VIP 티켓이 정가의 31배에 달하는 680만 원에 판매되는 등 암표 거래가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티켓 재판매 플랫폼 ‘티켓베이’를 통한 거래에서 소수의 반복 판매자가 전체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 판매자가 전체 거래 건수의 40%를 점유하며, ‘개인 간 거래’라는 티켓베이의 명분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지적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티켓베이의 매출 자료 중 인적사항이 확인된 자료의 2024년도 총 거래 인원은 4만 4,160명, 총 거래 건수는 29만 8,253건이다. 이 중 거래 건수 기준 상위 1%(약 441명)의 거래 건수는 전체의 12만 2,745건으로 전체의 41.2%를 차지했다. 거래금액은 298억 원에 달한다. 상위 1%의 경우 1인당 연간 278장, 평균 6,700만 원어치를 거래하는 셈이다.
스포츠 경기와 공연 입장권이 판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된 뒤, 티켓베이 등 재판매 플랫폼을 통해 고가에 거래되는 현상은 오래전부터 불법으로 지적되어 왔지만, 티켓베이 측은 개인 간 자율거래를 단순 중개할 뿐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매출 자료에 따르는 소수 판매자의 반복·상습 거래행위가 구조적으로 누적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영리 목적의 ‘사업형 거래’를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티켓 중고거래 건수 기준 상위 10%(4,416명)의 거래 건수는 전체의 74.7%(22만 3,174건), 상위 20%(8,832명)는 83%(24만 8,007건)에 달한다. 연간 티켓 중고거래 금액이 500만 원을 초과하는 판매자는 2,163명, 1천만 원을 초과하는 판매자도 1,149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티켓베이는 거래금액의 10%를 수수료로 취하며, 운영사 팀플러스의 2024년도 연간 수수료 수입은 104억 1,793만 원에 달한다. 이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연간 거래규모는 1,000억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행 '국민체육진흥법', '공연법'은 다른 사람에게 입장권 등을 상습 또는 영업으로 자신이 구입한 가격을 넘은 금액으로 판매하거나 이를 알선하는 행위를 ‘부정판매’로 규정한다. 그러나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온라인상 상습·영업 판매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단이 없어, 현재로서는 당사자의 개별 신고 건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세청은 티켓베이를 비롯한 중고거래 플랫폼으로부터 신상정보와 매출내역을 제출받아, 사업성이 인정되는 판매자에 대해 사업자등록 권고·직권등록을 진행하고 부가가치세·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조승래 의원은 “티켓베이는 소수 판매자의 사업성 반복거래를 입증할 수 있는 매출 자료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단순 개인 간 거래로 치부하고 있어 현행법상 부정판매 알선·방조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라며, “국세청이 보유한 매출 정보를 문화체육관광부, 경찰과 공유해 암표사업자를 적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6일 진행되는 국세청 국정감사 증인에 티켓베이 운영사인 팀플러스 대표를 채택했으나 불출석 사유서가 제출된 상황이다.
조승래 의원은 “국회가 티켓베이 운영사 대표의 증인 출석을 요구한 것은 부정 방지·탈세 차단·민생 보호라는 목적에 근거한 국정감사 절차에 해당한다”라고 주장하며, “영리 목적의 티켓 재판매가 조세회피나 불법 이익 취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행정당국 간 공조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국정감사를 통해 티켓베이의 부정판매 방조 실태와 제도 개선 방안을 집중 점검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