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호연뉴스 민선기 기자 | 광주 동구 원도심에는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도시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국가유산이 자리하고 있다.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광주읍성, 근현대 광주의 변화를 지켜본 옛 전남도청, 광주 최초의 근대 교육기관인 서석초등학교까지 서로 다른 시대의 기억과 이야기가 한 도시에 공존하고 있다.
광주 동구는 이러한 다양한 시간의 역사를 간직한 국가유산을 밤에 새롭게 조명하는 특별한 장, ‘2026 광주 국가유산 야행’을 오는 4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옛 전남도청, 광주읍성, 서석초등학교 일대에서 선보인다.
‘국가유산 야행’은 국가유산이 밀집한 지역을 거점으로 주변의 역사‧문화 자원을 연계해, 야간에 즐길 수 있는 문화 향유형 콘텐츠로 재해석한 국가유산 활용 사업이다. 국가유산의 가치 확산과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국가유산청이 지원하고 있으며, 광주 동구는 지난 2017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해 올해로 10주년을 맞는다.
올해 광주 국가유산 야행의 주제는 ‘세 개의 시간_밤에 만나는 광주, 시간을 걷다’이다. 광주읍성 권역은 ‘조선의 시간’, 옛 전남도청 권역은 ‘근대의 시간’, 서석초등학교 권역은 ‘미래의 시간’으로 구성해, 서로 다른 시간이 한밤에 어우러져 하나의 기억을 만들어가는 야행으로 기획했다.
●광주읍성–조선의 시간, 상상으로 복원하는 읍성길
광주읍성은 조선시대 행정치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나, 현재는 성벽이 사라지고 터만 남아 있어 시민들이 그 존재감과 가치를 직관적으로 체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동구는 올해 야행에서 광주읍성과 관련된 역사 자료를 토대로 그 시대의 공간과 분위기를 상상력으로 복원하고, 조선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광주읍성의 성벽을 빛으로 재구성한 ‘함께 걷는 읍성길’은 사라진 읍성길을 걷는 경험을 제공하며, 미디어아트와 디오라마를 결합한 ‘광주읍성 풍경’은 읍성 안과 밖의 일상과 풍경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극 ‘사또의 하루’에서는 조선시대 관아를 배경으로 사또와 백성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남도의례음식장과 함께하는 ‘흑백미식가’ 프로그램에서는 조선시대 읍성 안팎의 생활문화와 연결된 남도 음식 문화를 색다르게 맛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조선시대 읍성 안과 밖의 다양한 백성들의 삶을 보다 생생하게 만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옛 전남도청–근대의 시간, 근대 건축유산으로 다시 보다
옛 전남도청은 약 2년 5개월간의 복원 공사를 마치고 오는 5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민주화의 상징이라는 의미를 넘어, 근대 건축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조명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통해 시민들에게 보다 직관적인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인 건축가 김순하가 설계한 전남도청 건물과 현재까지 남아 있는 회의실 설계 도면을 중심으로, 전통에서 현대 건축으로 넘어가는 광주의 근대기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역사 강사 최태성과 함께하는 렉처콘서트 ‘건축가의 고민’에서는 광주의 근대와 전남도청의 건축적 가치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와 연계한 전시 ‘건축가의 방’은 건축가 김순하의 삶과 설계 철학, 당시 시대적 배경을 조명해, 전남도청 건축이 탄생하기까지의 고민과 시대정신을 엿볼 수 있도록 한다.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는 벽돌을 활용해 나만의 건축물을 만들어 보는 ‘내가 만드는 벽돌 건축물’, 건축 구조와 공간을 활용한 체험형 ‘건축 미로 탈출’, 관람객이 상상하는 100년 후의 건축을 함께 그려보는 ‘함께 만드는 100년 후의 건축’ 등이 운영되며, 근대 건축유산을 현재와 미래의 시선으로 함께 바라보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서석초등학교–미래의 시간, 봄날 학교 가는 길
서석초등학교는 1896년 설립된 광주 최초 근대 공립학교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교육 공간이자 지역의 상징적 장소이다. 이번 야행에서는 서석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이야기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과 전시를 준비했다.
100년의 역사를 지닌 ‘서석초 흑백사진관’에서는 옛 교복과 소품을 활용해 흑백 분위기의 사진을 촬영하며, 세대 간 공감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 서석초에 대한 탐험과 퀴즈 체험을 결합한 ‘서석박사’ 프로그램은 학교 곳곳을 탐방하며 서석초의 역사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구성됐다.
또한 ‘학교 종이 땡땡땡’이라는 이름의 음악 프로그램은 학교 음악시간을 모티브로, 모두가 알고 있는 노래를 함께 부르고 연주하며 학창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는 시간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서석초등학교는 다음 세대에 이어질 소중한 유산으로서의 의미를 다시금 확인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8야(夜)로 채운 야간 프로그램과 체험
올해 광주 국가유산 야행은 이 밖에도 다채로운 야간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준비했다. 광주목사 행차 재현과 화려한 퍼포먼스를 결합한 총체극 형식의 개막 공연 ‘세 개의 시간’을 시작으로, 동구에서 양성한 어린이 해설사가 직접 이끄는 어린이 해설사 투어, 전문 해설이 동행하는 지식가이드 투어 등이 운영된다.
관람객이 야행의 추억을 그림과 글로 남기는 ‘방명화 그리기’, 광주 특산품과 전통 간식을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 등도 마련되어, 가족 단위부터 청소년, 일반 관광객까지 폭넓은 계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야간 문화 향유의 장이 될 예정이다.
●지역 상권 연계, 페이백·숙박 패키지로 지역경제 활성화
광주 동구는 야행 기간 동안 지역 상권과 연계한 소비 촉진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 환경과 공감을 주제로 한 ‘초록ON마켓’에서는 지역 소상공인과 창작자들이 참여하는 플리마켓이 열리고, ‘광주게미’를 통해 광주 특산 먹거리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행사 기간 동안 다양한 체험과 미션을 수행해 획득한 ‘야행 화폐’는 동명동, 예술의거리 일대 카페와 식당 등 가맹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어, 축제의 즐거움이 자연스럽게 지역 소비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올해에는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페이백 이벤트도 진행된다. 동구에서 2만 원 이상 구매 시 5천 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페이백으로 제공하고, 동구랑페이로 10만 원 이상 구매할 경우 5만 원 페이백 추첨 기회가 주어진다. 두 가지 페이백 이벤트는 야행 기간 중 중복 응모가 가능해 방문객의 참여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야숙 프로그램을 통해 숙박과 연계한 관광 패키지도 운영한다. 동구의 한옥과 호텔, 지역 맛집, 야행 화폐, 광주극장 티켓 등이 포함된 숙박 패키지를 마련해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해당 숙박 패키지는 ‘광주아트패스’를 통해 현재 판매 중이다.
광주 동구는 이번 국가유산 야행을 통해 시민과 관광객이 국가유산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보다 친근하게 경험하고, 도심 야간 관광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과 일정, 참가 방법 등 자세한 내용은 광주 국가유산 야행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광주 국가유산 야행 프로그램 참여자 모집은 4월 6일부터 선착순으로 하며, 어린이·어른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유료 프로그램은 광주아트패스 누리집 또는 앱을 통해 신청하면 되고, 무료 프로그램은 광주 국가유산 야행 누리집에서 신청받는다.
동구 관계자는 “10주년을 맞은 이번 광주 국가유산 야행은 광주의 시간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달빛 아래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특별한 밤을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