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호연뉴스 민선기 기자 |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부천아트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작곡가 아틀리에’ 3기 오케스트라 리딩이 11월 5일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진행된다. 최우수 작곡가에게는 2026/27 시즌 국립심포니 상주작곡가로 활동할 기회와 세계 초연의 무대, 그리고 미국작곡가오케스트라(ACO)와의 교류를 통한 미국 데뷔 기회가 주어진다.
작곡가 아틀리에 3기에 선정된 작곡가는 강경묵(38), 김신(31), 신동선(35), 그레이스 앤 리(29) 등 네 명으로, 각기 다른 예술적 배경과 개성으로 주목받는 신진 작곡가들이다. 이들은 2022 제네바 콩쿠르 우승(김신), 2024년 탱글우드 음악제(그레이스 앤 리), 2012년 통영국제음악제 초청(강경묵) 등 국내외 주요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동시대 한국 작곡가 세대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부터 10개월간의 창작 과정을 거쳐 이번 리딩을 통해 최종 점검에 나선다. 오케스트라 리딩은 작곡가의 창작곡을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구현하며, 지휘자와 단원, 관객의 피드백을 반영해 작품을 수정·보완한 뒤 최종 초연으로 이어지는 과정형 프로그램이다. 공연 전에는 ‘작곡가와의 만남’이 마련되어, 참여 작곡가들이 직접 자신의 작품 세계와 창작 과정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관객은 현대음악을 보다 친근하게 이해하고, 작곡가와 오케스트라의 협업 과정이 어떻게 무대로 완성되는지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번 3기 작곡가들은 사회적 메시지 중심의 2기(2023년) 작품들과 달리, 개인의 내면과 경험, 감각을 중심으로 한 주제 의식이 눈에 띈다. 강경묵의 ‘울림의 흐름’은 소리와 공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한 작품이며, 김신의 ‘재버워키’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시에서 영감을 얻었다. 신동선의 ‘탈피’는 성장과 변화를 표현하고, 그레이스 앤 리의 ‘호랑이의 파이프’는 이솝우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더불어 미국작곡가오케스트라(ACO)의 협력을 통해 미국 작곡가 아누 부타니의 신작 ‘얼어붙은 시간 너머(After Freeze)’가 아시아 초연되며, 한·미 작곡가 교류 무대의 의미를 더한다.
‘작곡가 아틀리에’는 작곡가 발굴뿐 아니라, 국내외 멘토진이 함께하는 교육 네트워크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3기에는 프로그램 디렉터 김택수(샌디에이고 주립대 교수)를 중심으로, 1기 출신 전예은(국립심포니 상주작곡가 2022~23), 앤드루 노먼(줄리아드 음악원 교수), 첸 이(베이징 중앙음악원·톈진 음악원 명예교수) 등이 멘토로 참여해 세계적 수준의 창작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했다.
‘KNSO 작곡가 아틀리에’는 2021년 첫선을 보인 이후 전예은, 노재봉, 위정윤 등 10명의 작곡가를 배출했다. 그중 전예은(2022~23)과 노재봉(2024~2025)은 국립심포니 상주작곡가로 활동 중이다. 국립심포니는 이번 3기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육성–협업–데뷔’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며, 한국 창작음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관계자는 “작곡가 아틀리에는 단순한 창작 지원이 아니라, 한국 작곡가가 세계무대와 직접 연결되는 성장 플랫폼”이라며 “3기 작곡가들의 음악적 실험과 상상력이 오케스트라를 통해 새로운 울림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