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호연뉴스 민선기 기자 | 영등포구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오는 24일, 오후 2시 서울우신초등학교 내 ‘이탈리아 의무부대 6.25전쟁 참전 기념비’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영등포구재향군인회 주관으로 개최된다. 6.25전쟁 발발 75주년을 맞아 전쟁의 참상을 되새기고, 현재 서울우신초등학교 부지에 자리 잡고 의료지원을 펼친 이탈리아 의무부대의 공헌을 기억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을 비롯한 영등포구재향군인회 및 관내 보훈단체 회원, 서울우신초등학교 학생 등 100여 명이 참석하며, 이탈리아 의무부대의 헌신적인 의료지원 활동과 UN참전국의 연대 정신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
6·25전쟁 당시 영등포는 한강을 도하하려는 북한군을 저지하기 위한 한강 방어선이 구축된 전략적 요충지였다. 당시 치열한 전투의 흔적은 지금도 지역 곳곳에 남아 있다. 신길동 반공순국용사 위령탑, 영등포공원 내 맥아더 사령관 시찰지, 여의도한강공원 내 백골부대 전적비 등이 대표적이다.
이탈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 추축국으로 UN 비회원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십자연맹의 요청에 따라 1951년 10월 16일 비무장 의료지원 부대를 파견했다. 파견된 인력은 의무장교 6명, 행정관 2명, 약제사 1명, 군목 1명, 간호사 6명, 하사관 6명, 사병 45명 등 총 67명으로, 150병상 규모의 제68적십자병원을 개원하여 내과, 외과, 소아과, 치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료활동을 펼쳤다.
이탈리아 의무부대는 전쟁이 끝난 이후인 1955년 1월 30일까지 전사자, 부상병은 물론 민간인을 포함해 총 23만 명을 치료했다. 특히 1952년 9월 17일 영등포 인근(경인선 구로동)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사고로 12명이 사망하고 160여 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이탈리아 의무부대는 신속한 구호 활동을 펼쳐 수많은 생명을 구조했다. 이 공로로 이탈리아는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부대 표창을 수훈했다. 1952년 화재로 병원이 전소된 이후에도 이탈리아 의무부대는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건물을 신축해 24시간 운영되는 응급실과 외래진료실을 설치하고, 주중에도 민간인 진료에 주력했다.
1989년 6월 2일 당시 주한 이탈리아 대사였던 그라치엘라 심볼로띠(Graziella Simbolotti)는 이탈리아 의무부대의 숭고한 헌신을 기리기 위해 부대 주둔지였던 서울우신초등학교 교사 벽면에 참전 기념 표석을 설치했다. 이후 해당 건물이 철거되면서 1999년 8월 구령대 옆 화단으로 기념비가 이전됐고, 2013년 5월에는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 주도로 현 위치에 재설치됐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6.25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비극이었지만, 동시에 대한민국을 향한 세계 여러 국가들의 인도주의적 헌신과 연대 정신을 보여준 역사이다”라며, “영등포구는 이탈리아 의무부대의 공로를 기리고 그 뜻을 계승하여, 한국과 이탈리아 간 우호 증진을 선도하는 자치구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